언론보도

제목적삼목 사이딩의 벽체 마감_전원속의 내집 2014.082018-10-05 13: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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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삼목 사이딩의 벽체 마감


국내에 서양식 목조주택이 도입된 초창기, 이재원 씨는 우연히 마주친 한 건축현장에 반해 일본과 미국을 거쳐 캐나다로 멀고 먼 여정에 오른다. 20년 후, 한국에 돌아 온 그가 북미 건축 경험담을 지면에 풀어 놓는다. 


목재는 오랜 세월 동ㆍ서양을 막론하고 각 나라와 지역의 특성에 맞게 건축물의 구조재 또는 내외장재로 사용되어 왔다. 그러나 그 목적과 용도를 고려하지 않고 시공하면 원하는 내구성과 미관의 건축물을 얻을 수 없다.

최근 제주도의 한 예비건축주로부터 전화 한 통을 받았다. 제주는 바닷가이고 비가 오는 날이 많아 목조주택 보다는 콘크리트 건물을 지어야 할 것 같다는 말이었다. 10여 년 제주를 오가며 목조로 지어진 건축물들을 보고 내린 결론이라고 했다.

나 역시 20년 전, 처음 목조주택을 접했을 때 똑같은 생각을 했다. 그 뒤 일본의 오사카, 미국의 시카고 현장을 다니며 하나하나 의문점을 풀어갔다. 제주는 일본이나 캐나다 밴쿠버에 비하면 습도나 풍속, 강우량 등에서 오히려 좋은 조건을 갖고 있다. 전 국토가 바다에 노출되어 있는 일본은 한 해 몇 번 이상 태풍과 맞서야 하고, 밴쿠버는 1년의 2/3 이상을 이슬비와 함께 지내야 할 정도로 서태평양에서 불어오는 다습한 공기를 항상 접하고 있다. 그럼에도 그곳의 목조주택은 100년 이상 거뜬히 지속되고 있다. 여기에는 이들만의 노하우가 있을 것이다. 그것이 알고 싶어 오랜 세월 캐나다 현지 건축에 몸담고 지냈다. 지금은 작은 것 하나라도 원칙대로 시공하면 우리나라 어느 지역에도 목조건축물을 지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번 호에는 적삼목 사이딩으로 외벽체를 마감하는 방법에 대해 알아본다. 목재를 외부에 노출하여 마감하는 일은 쉽지 않다. 또한 사용할 수 있는 나무가 있고, 사용하면 안 되는 나무가 있다. 외부 마감재로 가장 많이 선호하는 나무는 적삼목, 즉 레드 시더(Red Ceder)이다.

적삼목 사이딩은 은은한 향기와 함께 내구성이 좋기 때문에 외벽 마감재로 많이 사용된다. 일부분 포인트로 시공했을 경우, 다른 외장재와 조화를 이루며 목조주택의 풍미를 한껏 드러낼 수 있다.

또한 세월의 흐름에 따라 나무 고유의 색상이 변해가는 모습을 엿볼 수 있는 재료이기도 하다.



01 적삼목의 보관

어느 현장이든 시공하기 일주일 전에 자재를 현장에 받은 후 그림과 같이 공기가 잘 통하도록 보관해야 한다. 지역 기후에 맞춰 목재가 적응할 수 있는 시간을 주는 것이다(장마철이나 혹한기는예외로 한다). 물론 적삼목의 종류에 따라서 더 많은 적응 시간을 거쳐야 하는 재료도 있다.

적삼목의 밴딩을 풀어서 고일목을 만들어 놓은 후 한 장씩 낱개로 적재한다. 고일목의 간격을 멀리하면 적삼목이 휘어지므로 적삼목의 폭(4~6인치)에 따라서 적당한 간격을 유지해야 하며, 바닥 또한 수평을 유지시킨다. 특히 바닥이 지표면처럼 습기가 올라오거나 새로이 콘크리트를 친 바닥이라면 비닐 같은 습기 막음재를 아래 깐 다음 고일목을 놓아야 한다. 바람이 잘 통하도록 하고, 비나 이슬에 젖지 않도록 방수 비닐을 덮는다.


02 오일스테인 또는 페인트

적삼목은 오일스테인 또는 페인트를 칠해 나무를 보호하고 아름다운 색을 입힌다. 벽체에 시공하기 전에 적삼목의 6면(전면, 후면, 양측면, 양절단면)에 오일스테인을 발라준다. 다시 말해서 숨구멍을 없애 시공 후 공기 중의 수분을 빨아들이지 못하도록 조치한다. 또한 작업 중에도 절단면이 생기면 붓으로 오일스테인을 발라가며 부착한다.

모든 작업이 완성되었을 때 벽체 도색을 1회 더하면 오래도록 좋은 품질을 유지할 수 있다.

시공 후 적삼목이 뒤틀리거나 휘어져 갈라진 현장은, 알고 보면 적삼목 바깥 면에만 오일스테인을 칠한 경우가 많다. 외부는 스테인이 발라져 수분을 빨아들이지 않지만, 벽체와 붙어 있는 안쪽면은 주변 습기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바깥쪽과 안쪽의 환경이 다르니 벽체의 샛기둥에 못으로 고정한 적삼목 판재는 결국 갈라지거나 휘어지고 마는 것이다.


03 못의 선택

외부에 노출된 면을 어떤 못으로 시공할지는 매우 중요한 문제다. 이때는 아연도금 못, 알루미늄 못, 스테인레스 못을 추천한다. 이중에서도 가장 권하고 싶은 것은 스테인레스 못이다. 일반 못을 사용하면 적삼목에 오일스테인을 칠했다 해도 못의 녹물이 흘러내려 얼룩이 진다.

못의 크기도 중요하다. 못의 머리가 너무 크지 않아야 하고, 못의 몸통은 꽈배기 형태이거나 요철이 있어서 시다사이딩의 변형을 충분히 잡아줄수 있어야 한다.

위 그림의 왼쪽 못은 반지 모양의 링이 연결되어 있는 형태이고, 두 번째 못은 몸통이 꽈배기처럼 꼬여있다. 이는 일반 못과 달리 사이딩을 고정한 후 빠지지 않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또한 못의 머리를 보면 실금이 많이 나 있는데, 망치와 펀치를 사용할 때 미끄러지는 현상을 막아 적삼목에 상처가 나지 않도록 만들어졌다.


04 특정 지역에서의 사이딩 시공

제주도나 해안가처럼 습기가 많고 비바람이 부는곳, 강한 햇빛에 많이 노출되는 곳의 적삼목 시공은 다른 지역보다 까다롭다. 사이딩을 고정하는 못의 길이나 간격 등을 달리해 사이딩이 변형되거나 이격되는 것을 막아줘야 한다.

북미에서는 기후나 지역에 따라 사이딩이 가지고 있는 수분의 함수율을 보고 적합한 자재를 골라 시공한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일정 수준의 함수율(12~15%)이 표기된 자재가 들어오기 때문에 선택의 여지가 없다. 한국은 캐나다의 40분의 1정도로 작은 땅이지만 지역의 기후 특색은 오히려 뚜렷하게 나타나니 더욱 안타까운 현실이다.

다음 호에서는 적삼목의 규격과 모양에 따른 못박기 방법을 소개한다.